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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자라는 '공동체'
화성시생활문화센터<도시농부의 공동체 수레 텃밭>
볕이 좋았던 지난 1일. 화사함은 향남에 있는 '화성시생활문화센터'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생활문화센터에서는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날이었거든요^^ 화성시생활문화센터는 화성종합경기타운에 있습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편리한 주거 환경에 만족하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 누구보다 강합니다. 그래서 주말농장에 참여하거나 작은 텃밭을 가꾸는 분들도 많죠. 하지만 사실 텃밭을 가꾼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도 아니고, 농사에 대한 경험이 없는 분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입니다.
이날 화성시생활문화센터에서는 '도시농부의 공동체 수레 텃밭' 강좌가 시작됐습니다. 수레 텃밭은 2018년 지역문화진흥원 '문화가 있는 날 생활문화
동호회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된 프로그램입니다. 수레는 바퀴가 달려 있어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활문화센터 주변 유휴공간을
활용하거나, 텃밭을 가꿀 공간을 찾기 어려운 도시인들에게 유용한 방법입니다. 수레를 놓을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땅이 없어도 텃밭을 가꿀 수
있으니까요^^
화성시생활문화센터에서 수레 텃밭 강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12가족(50여 명)이 참가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참여한 부모님들이
많았는데요, 아이들에게 자연과 농업의 소중함도 알려주고 추억도 쌓고, 온 가족이 함께 키운 작물을 수확하는 기쁨도 얻을 수 있으니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겠죠?^^
참가 가족들은 홍금선 강사님의 교육으로 수레 텃밭에 대한 소개와 텃밭 가꾸기에 앞서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들을 교육받았습니다. 그리고 가족별
수레 텃밭에 부착할 가족 푯말을 만들어보는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해 재미있고, 정겨운 푯말을
만들었습니다. 푯말을 만들면서 가족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텃밭 가꾸기를 위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제일 먼저 할 일은 흙과 거름을 잘 섞어주는 상토 작업이었습니다. 아빠들이 삽을
이용해서 흙을 골고루 섞기 시작했고, 엄마와 아이들도 옆에서 함께 손발을 맞춰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은 어떤 손일까요? 피부가 부드럽거나, 화사한 장식이 되어 있는 손이 아니라 이렇게 생명의 씨앗을 심는 농부의 손이 아닐까요?
상토 작업이 끝난 뒤 참가 가족들은 수레 텃밭에 배추와 무 등 여러 가지 씨앗과 모종을 심었습니다. 홍금선 강사님은 파종에 앞서 씨앗과 모종을 심는
방법과 유의 사항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참가 가족들은 강사님의 설명을 경청한 뒤 본격적인 파종에 나섰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배추와 무를 심는 아이들의 표정은 아주 진지했고,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게임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동영상을
볼 때도 즐겁게 웃습니다. 하지만 파종을 할 때의 미소는 그런 때와 달리 좀 더 행복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파종 후에 "배추야~ 무야~ 잘 자라~~~ 내가 잘 돌봐줄게~~~"라고 말하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파종한 주변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토닥토닥 다지는 모습이 순수하고 귀여워 보였습니다.
배추 모종과 무 등 여러 가지 채소의 씨앗을 심고 그 옆에는 예쁜 메리골드도 함께 심었습니다. 메리골드는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해충을 막아주기
때문에 작물을 키울 때 함께 심으면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가족들의 수레 텃밭을 볕이 가장 잘 드는 곳에 모았습니다. 그리고 무럭무럭 자라라는 마음을 담아 시원하게 물을 주었습니다. 앞으로 수레
텃밭은 이 자리에 보관되며 참가 가족들은 앞으로 5회에 걸쳐 프로그램에 참가해 이날 파종한 작물들도 돌보고, 새로운 작물도 파종하며 텃밭을
가꾸게 됩니다.
프로그램이 없는 날에도 가족끼리 방문해 작물에 물을 주고, 돌봐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 잘 기른 작물들을 수확해
함께 즐기는 '팜 파티'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직접 기른 파로 파전도 부치고, 상추에 고기를 한 점 싸서 먹으면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요?
화성시생활문화센터의 <도시농부의 공동체 수레 텃밭>에 참가한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분들은 프로그램 시작 전에는
처음 만난 '남'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 동안 함께 교육도 받고, 텃밭을 가꾸고 나니 이제는 모두들 '친한 이웃'이 된 듯 편안하고 친근해 보였습니다.
텃밭에서 작물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팍팍한 도시 생활에서 느끼기 힘든 이웃 사랑도 싹트는 모양입니다^^
화성시생활문화센터 관계자는 "현대사회가 도시화되면서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수레 텃밭은 지역공동체 회복과
주민들 간의 상호 교류 및 유대 강화를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친환경 농산물을 가꾸면서 공동체가 회복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같이 밥 한 끼만 먹어도 작은 '정'이 싹트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5주 동안 함께 만나며 직접 만든 텃밭에 작물을 심고 나중에 그것을 함께 수확해 나눈다면
누구보다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화성시생활문화센터의 '도시농부의 공동체 수레 텃밭' 참가자들이 텃밭을 통해 자연에 대한 소중함도
느끼고, 가족 및 이웃 간의 정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도시농부 참가자 인터뷰]
향남에 살고 있는 윤예빈 학생은 아빠(윤영호 님)와 함께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했습니다. 가족 푯말을 만들기부터 텃밭 가꾸기까지 아빠와 힘을 합쳐
하나하나 완성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빈 학생은 "아빠랑 같이 추억도 만들고 싶고, 텃밭에 채소를 심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참가했어요. 재미도 있었는데, 조금 힘들기도 했어요.
생각보다 흙에 모종이나 씨를 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더라고요. 그래도 아빠랑 같이 힘을 모아서 텃밭을 가꾸고 나니 예뻐 보이고 흐뭇했어요.
오늘 아빠랑 심은 작물들이 잘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농작물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과 자연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느낀 하루였어요. 아빠랑도
평소보다 조금 더 친해진 것 같아서 좋아요"라며 웃어 보였습니다.
아빠 윤영호 님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던 중 알게 되어서 참가하게 됐습니다. 예빈이랑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텃밭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로망 중 하나인데, 이렇게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도전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수레 텃밭에서 열심히 배워서 집에 가서도 베란다 등을 이용해서 가족이 함께하는 텃밭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참가한 부모님들이 많아서
분위기도 좋았고, 서로가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남은 프로그램도 꾸준히 참석해서 수확의 기쁨도 느끼고, 다른 참가자들이랑 팜 파티도 즐겁게
보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분 모두 '도시농부의 공동체 수레 텃밭'에 크게 만족하신 것 같았습니다. 부녀가 함께 가꾼 텃밭에서 배추와 무가 무럭무럭 자라서 두 분이 활짝
웃는 모습을 꼭 보고 싶네요^^ 텃밭의 작물과 함께 부녀 간의 애정도 쑥쑥 자라기를 응원합니다~~